[인터뷰]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은혜, 내 브랜드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인터뷰]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은혜, 내 브랜드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 임영순 기자
  • 승인 2024.05.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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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평선 참미인 대표
이평선 참미인 대표. (사진=박용환 기자)
이평선 참미인 대표. (사진=박용환 기자)

(내외방송=임영순 기자) '약술'과 '백토'. 이평선 참미인 대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생명의 흙'이라 불리는 백토와 약술로 만들어낸 팩과 클린징, 스킨, 로션 등 화장품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고 일본 언론에서도 참미인의 화장품을 주목했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연구소에는 일본 방송의 카메라와 일본 관광객들이 모여들었다. 바야흐로 참미인의 '화양연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게 전통화장품의 새 역사를 쓴 이평선 참미인 대표를 내외방송이 서울 남산에서 만났다.

"한약재로 술을 담고 알콜을 증류시켜 약제 액기스로 화장품을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이름도 예쁘고 순수한 마음을 담아 지었습니다. 이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미인'에 진실, 진정성이 담긴 우리말 '참'을 앞에 붙였지요. 진정으로 예뻐지시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겁니다".

40대 중반에 그는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았는데 그 치유를 위해 만난 것이 바로 한방이었다. 이를 계기로 경희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한방 공부를 시작했고 2001년 '전통한방약술피부미용소'를 오픈했다.

(사진=이평선 제공)
(사진=이평선 제공)

참미인은 기초화장품과 스킨 로션, 에센스, 팩 등이 주요 품목이다. 특히 백토를 원료로 한 '백토팩'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일본의 배우가 백토팩을 사용한 뒤 입소문이 나면서 일본 전체에 백토팩이 알려졌고 이로 인해 일본 배우들과 관광객들이 참미인 연구소 앞에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에게 '미용과 건강을 위한 어머니'로 존경을 받게 된다.

"일본 여성들을 보면 피부가 거친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효과를 많이 봤다고 하더군요. 일본 소비자들이 굉장히 꼼꼼하고 세밀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의심을 하고 사더라도 한두개만 사고 말지요. 그런데 효과가 있으니까 그때부터 많이 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소문이 나니 일본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지요".

"백토팩이 미백 효과가 있고 피부 속 불순물을 다 빼는 효과가 있어 일본에서 인기가 많았어요. 특히 우리 연구소에서 백토팩을 체험했던 일본의 배우가 자기 동료배우들을 저희 연구소에 다 보냈더라구요(웃음). 입소문이 나서 백토팩이 많이 팔렸죠. 일본 방송사가 취재를 오고 모델, 아나운서 등도 왔지요. 미야자키 아오이(영화 <유레카>,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첫눈> 등에 출연한 일본 여배우)도 우리 연구소에 왔었어요. 일본 내에서는 배우들 사이에서 '한국에 가면 꼭 연구소를 들러라'라는 소문이 났다고 해요".

이평선 대표가 특별 개발한 한방 성분의 스킨은 오가피 성분 추출로 만들어져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 면역기능 강화, 산화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모았다.

일본 최고 모델배우 안미카 상(오른쪽). (사진=이평선 제공)
일본 최고 모델배우 안미카 상(오른쪽). (사진=이평선 제공)

강원도의 백토, 자연산 오가피로 담근 약술로 만들어진 화장품

이제 참미인 화장품의 주재료인 백토와 약술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백토는 천연의 광물질로 피부에 유익한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오래 전부터 식품과 피부 미용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강원도 양구에서 나는 백토를 사용했어요. 옛날에 황토가 굉장히 유행한 적이 있는데 백토가 나오면서 미네랄 효과 때문에 인기가 더 높았지요. 하지만 황토는 어느 곳에서나 캘 수 있지만 백토는 쉽게 얻을 수도 없고 많이 캘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도 황토보다 미네랄이 더 많기 때문에 피부에 상당히 좋습니다".

또 하나 약술, 약술은 오가피를 주재료로 해서 담근다고 한다. 약술을 원료로 사용하기로 한 것은 바로 어린 시절 어머니의 기억을 통해 나온 것이다.

"오가피는 산삼을 능가한다고 하잖아요. 옛날 할머니들은 오가피약술을 먹으면 허리가 펴지고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셨어요. 어릴 때 집이 시골인데 친정 어머니께서 밭일을 마치시면 풀독이 올라서 계속 피부가 가려우시다고 어쩔 줄 몰라하셨어요. 담아놓은 술을 끓여 알코올을 날리고 나머지 약제를 가려운 곳에 바르셨는데 그게 힌트가 됐죠. 시험을 해봤는데 여러 사람들이 효과가 있다고 하셔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실제로 오가피는 인삼의 성분인 사포닌이 들어있고 인삼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약술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강원도에서 구입한 오가피와 약제를 항아리에 담아 소주를 부어 땅에 묻은 뒤 3년 정도 숙성하면 귀한 약술이 만들어진다. 현재도 20년 넘은 약술을 100여개 정도 가지고 있으며 연구소에서 시음도 해보고 피부에 바르는 체험도 했다고 한다. 

여기에 쓰이는 오가피는 모두 자연산. 재배한 오가피는 술을 담그면 약간의 지린내가 나지만 자연산으로 담그면 인삼과 비슷한 향이 향긋하게 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게 약술과 백토가 어우러진 '참미인 화장품'의 전설이 만들어졌다.

(사진=이평선 제공)
(사진=이평선 제공)

전설이 된 '참미인 화장품' "참 좋은 시절이었다"

"힘든 건 없었어요.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제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고 또 제가 만든 것을 남과 나누니 진정성도 느껴졌죠. 일 자체가 좋다보니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한국에 오면 이평선을 만나라'라는 소문이 나고 일본에서 유명한 배우들이 인정을 해주고, 화장품을 구입하신 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니까 힘든 걸 몰랐어요. 정말 축복이죠. 저도 인정받고 회사도 인정받으니 정말 미칠 듯이 기뻤어요. 이런 마음이 없다면 정말 일을 못했을 거에요. 참 좋은 시절이었어요".

하지만 그 '인기'가 어느 순간 독이 되기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화장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지만 자연산 원료로는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오가피가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구하기가 어려워졌어요. 사실상 멸종된 거죠. 백토도 귀한 물질인데 마구잡이로 사용할 수 없고요. 그렇다고 재배한 오가피를 쓰면 자연산과 너무 차이가 나잖아요. 향도 그렇고 미네랄도 그렇고요. 감당하기가 참 어렵더군요. 건강에도 조금씩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주문도 계속 들어오고 고객도 많아지기는 했지만 돈 더 벌겠다고 사람들을 속여가며 화장품을 만든다는 건 정말 인간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잖아요. 결국 화장품 사업을 접었습니다. 아쉬움이 컸지만 접을 수 있을 때 깨끗하게 접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도 그 동안의 사업이 좋은 기억으로 남겨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 힘으로 만족하게 해달라' 늘 기도했다"

그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어보았다. 물론 좋은 원료, 화장품과 고객에 대한 정성도 성공의 요인이었지만 이 대표가 꼽은 성공의 비결은 바로 '신앙'이었다. 

(사진=박용환 기자)
(사진=박용환 기자)

"화장품 사업을 할 때도 고객이 오시면 '하나님 힘으로 만족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일본에서 방송을 마치면 꼭 교회를 나가라고 말하기도 했어요(웃음). 남편이 돌아가시고 혼자 두 자녀를 키우면서 외로움도 느꼈고 혼자 밥을 먹을 때마다 눈물이 나고 했는데 힘들 때마다 교회 목사님께서 찾아오셔서 같이 식사도 해주시고 저를 웃겨주시고 용기도 주셔서 저와 저희 가족 모두에게 힘을 주셨죠". 

"제가 한 번은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어요. 제가 막 눈물을 흘리면서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목사님께서 '다시 한 번 진찰을 받아보자. 그리고 기도하자'라며 저를 위로해주셨어요. 나중에 재진찰을 받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오진이었어요. 종양이었던 거죠. 그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정말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하는 순간이었죠. 살면서 정말 우여곡절도 많았고 풍파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순탄하게 오늘까지 왔습니다. 제 브랜드를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평선 대표의 현재 소원은 자신이 했던 사업을 다른 누군가가 물려받는 것이다. 그동안 사업을 정리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지만 물려받겠다는 사람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하자고 하면 하겠지만 이젠 나이가 있잖아요. 저보다는 젊고 능력있는 분이 이 사업을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약술, 백토 모두 자연이 주는 것이고 우리는 그 자연 속에 마음을 맡기잖아요. 그러면서 치유되고요. 아픈 사람도 흙과 약술을 통해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이 자연에 의해 살아가고 자연에 의해 치유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말 자연이 주는 치유를 남들에게 주는 일이 이 일입니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꼭 이어가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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