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방송=임동현 기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올해 아카데미 주요 부문을 휩쓸면서 7관왕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등 총 7개 부문을 수상했다.
<오펜하이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무기 개발을 이끈 오펜하이머의 삶을 다룬 영화로 앞서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주요 부문 수상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으로 생애 첫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오펜하이머를 연기한 킬리안 머피, 오펜하이머의 적수인 스트로스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각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가여운 것들>(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에서 열연한 에마 스톤이 수상했다. 에마 스톤은 2016년 <라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또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알렉산더 페인 감독)에서 미국 명문고 주방장 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조이 랜돌프에게 돌아갔다.
한국계 감독인 셀리 송 감독이 연출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각본상은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가 수상했다.
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복귀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002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 두 번째로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참상을 보여준 다큐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엠스티슬라브 체르노프 감독)이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해 2년 연속 러시아를 소재로 한 다큐영화가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산더 나발니의 독살 의혹을 다룬 <나발니>(다니엘 로허 감독)가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 의상상 시상자로 나선 프로레슬러 겸 배우 존 시나는 주요 부위를 가린 나체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진행자인 제미 키벌은 1974년 시상식에서 행사 도중 벌거벗은 남성이 무대에 뛰어올랐던 사건을 언급했고 "남성의 몸은 농담거리가 아니다"라며 웃음을 유도했다.
또 LA돌비극장 주변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고 시상식에 참석한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 배우 라미 유세프 등은 휴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